구름은 저멀리..
구름 계단앞에 멈춘 걸음이 우물쭈물하고 있다
철없는 걸음이 쿵쿵거리며 구름을 깨웠기 때문이다
말랑말랑한 무릎만 먹고 산다는 구름계단
몸이 이빨인 저 짐승 딴전을 피우다 물려 넘어진 적도있다
여러번 뜯긴 관절은 저 짐승의 식성을 기억하고 있다
얼마나 야금야금 먹는지 다먹힌 뒤에야 깨닫는 무릎
에스컬레이터 모습으로 가끔 출몰한다는 이짐승
부득이 등을타고 오를때면 무게에 민감한 이 짐승 깨지 않도록
천천히 발을 놓아야한다
한발씩 눈치채지 못하게 놓지만 구름이 하품이라도 하면 자주 물려본 무릎이
비명을 지르기도 했다
머리를 위쪽으로 길게 누워있는 구름
하여 내려올때 쉬 잠이 깼다
많은사람이 오가는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
죄많은 무릎을 골라 식사를 즐기므로 연옥에라도 들려면
남들 다 오른 뒤, 홀로 난간에 체중을 얹고
살금살금 게걸음으로 올라야 하는 구름계단